미국 주택 구입 - 하우스 헌팅 (House Hunting)
미국 주택 구입 과정에서 부동산 에이전트 계약, 대출 사전 승인을 완료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하우스 헌팅 (house hunting)에 나설 순서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을 무조건 둘러보기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조건에 최대한 맞는 집들 위주로 둘러보는 편이 좋다. 하우스 헌팅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것들을 정리해 보자.
주택 관련 예산 계획
우리는 이미 대출 사전 승인을 통해 어느 정도의 대출이 가능한지 파악했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총 대출 가능 금액이 아니라, 이 주택을 구매했을 때 매월 발생하는 실질적인 비용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을 소유한다는 것은 주택 및 대지에 대한 관리 책임이 발생하는 것이고, 이에 대한 유지 보수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노후된 주택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붕, 환기 시설, 배관, 전기설비 등의 수리가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유지보수 비용은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어 별도의 예산을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생활에서 무시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한 비용은 유틸리티 비용이다.
전기, 수도, 가스, 쓰레기 처리비 등의 유틸리티 비용은 주택의 크기와 생활 패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단독주택 단지에서는 HOA가 발생할 수 있다.
월 대출 상환금, 유지 보수 비용, 유틸리티를 포함한 총 월 지출액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형태 및 우선 순위 정하기
주택을 구입할 때는 자신의 생활 방식과 가족의 필요에 맞는 주택 유형, 크기, 위치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필수 조건과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원하는 주택의 기준을 구체화할 수 있다.
주택 유형과 크기 설정
주택 유형은 콘도, 타운하우스, 단독주택 등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다. 각각의 주택 유형은 관리 방식과 생활 편의성에 차이가 있으므로, 본인과 가족의 생활 패턴에 맞는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침실과 욕실의 개수, 실내외 크기 등도 미리 설정해 두면, 불필요한 매물 검토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위치와 주변 환경 고려
주택 위치는 교통 편의성과 직장 또는 주요 생활 반경과의 거리 등 실질적인 생활 편의를 크게 좌우하는 요소이다.
특히, 직장과의 거리, 대중교통 접근성, 고속도로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위치를 선정하면 장기적으로 시간을 절약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가족 구성원 중 자녀가 있을 경우, 아마도 학군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주변 편의시설
생활 편의시설(슈퍼마켓, 병원, 공원 등)과의 접근성도 주택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할 수 있는 요소이다. 특정 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높다면, 이러한 편의시설이 가까운 지역의 매물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좋다.
필수 조건과 우선순위 설정
위의 요소들을 바탕으로 본인의 필수 조건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한다.
예를 들어, 직장과의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그다음으로 학군과 편의시설을 고려하는 식으로 우선순위를 정해두면, 주택을 찾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기준은 필수 조건과 선택 조건으로 나누어 설정해 두면, 주택 선택의 방향을 비교적 명확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주택들을 둘러보다 보면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찾기가 힘들어 우선순위가 낮은 조건부터 제외하게 된다.
주택 형태와 우선순위를 사전에 설정해 두면, 주택 구매 과정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불필요한 매물 검토를 줄여 원하는 조건에 맞는 주택을 더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다.
주택 상태 및 검토 항목
주택을 구매할 때는 현재 주택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택의 상태에 따라 추후 유지보수 비용과 미래 투자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검토하여 주택 구매 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향후 자산 가치도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유지보수 비용 관점에서의 주택 상태 검토
주택 상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지보수 비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오래된 주택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요 설비와 구조물에 대한 수리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주택을 둘러볼 때 잘 확인해 보면 예상치 못한 유지보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요 검토 항목은 다음과 같다.
기초 및 구조적 안정성
주택의 기초와 주요 구조물이 튼튼한지 점검하는 것은 필수이다. 균열, 수평 불균형 등 구조적인 문제가 발견되면 수리 비용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 벽과 천장 균열 - 문 주변, 창문 가장자리, 모서리 부분에 균열이 있는지 확인.
○ 바닥 기울어짐 - 걸어 다니며 바닥의 고르지 않음 확인(작은 공을 굴려보기).
○ 문과 창문 정렬 상태 - 문과 창문이 매끄럽게 열리고 닫히는지 확인.
○ 기초 주변 배수 상태 - 외부에서 물이 고이거나 배수가 잘 되는지 확인.
○ 지붕 처짐 - 외부에서 지붕이 평평한지, 처짐이 없는지 확인.
○ 기초 벽 습기/곰팡이 - 지하실 및 기초 벽에 습기나 곰팡이 흔적 확인.
○ 집의 평행 상태 - 집 외관과 내부 벽과 천장이 평행을 이루는지 관찰.
○ 지하실 바닥 균열 - 큰 균열이나 바닥 불균형이 있는지 확인.
지붕 상태
지붕은 교체 및 수리 비용이 높은 부분 중 하나이다. 지붕의 연식과 현재 상태를 파악하여 교체 주기를 예상하고, 이에 따른 비용을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
배관 및 전기 시스템
배관이나 전기 설비는 오래될수록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누수, 전기 합선 등은 유지보수 비용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HVAC 시스템 (난방, 환기, 공조)
난방 및 냉방 시스템의 상태는 주택에서 생활하는 동안 매월의 에너지 비용에도 큰 영향을 준다. 구식 시스템일 경우, 교체 비용을 고려하거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다.
유지보수 비용 관점에서의 주택 상태 검토는 주택 구입 전 전문가에 의한 주택 점검 (Home inspection) 절차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주택에 하자가 발견된다면, 계약을 파기하거나 할인, 크레디트,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미래 투자 가치 관점에서의 주택 상태 검토
주택을 구매할 때는 현재의 상태뿐만 아니라, 향후 미래 투자 가치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택의 상태가 향후 재판매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좋다.
지역 내 부동산 시장 전망
주택의 위치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는지 살펴본다. 지역의 개발 계획이나 인프라 확충 계획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겠지만, 부동산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 미래 투자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상업지구 확장, 교통 편의 시설 추가 등은 부동산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모델링 및 확장 가능성
기존 구조의 상태가 양호하고, 필요시 리모델링이나 확장이 용이한 구조일 경우, 주택의 미래 가치 상승 여지가 크다. 주택의 레이아웃이나 공간이 향후 트렌드와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필요시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를 평가해 보자.
실제로 본인이 하우스 헌팅 전에 Redfin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 예산 내 가격에 출퇴근 거리도 짧고, 학군도 괜찮아 우리가 미리 설정해 둔 기준을 거의 모두 충족하는 4 베드룸/2 욕실 주택이었다. 그러나 실제 하우스 쇼잉을 통해 방문해 보니,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방들, 답답해 보이는 거실과 주방의 레이아웃,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리모델링을 통해 구조를 변경하려면 많은 비용이 예상되었다. 현재 집주인이 가격을 낮추고, 구매자에게 1년간의 홈 워런티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결국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에너지 효율성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은 관리 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이중창, 고효율 난방 시스템, 단열 등의 에너지 절약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를 확인하여, 재판매 시에도 높은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의 기준 및 조건
다음은 우리가 하우스 헌팅을 하며 중요하게 고려했던 요소들이다.
□ Commute (통근시간) - 현재 통근 시간 편도 15분 기준으로 20분 이내.
□ Bed/Bath (방/욕실) - 2~3 방 / 1~2 욕실
□ Yard (마당) / Fenced yard - 관리하기 너무 힘들지 않을 정도의 마당. 가능하면 펜스가 설치된 마당.
□ Garage (차고) - 가능하면 2 spots & over-size
□ School rate (학군) - 학군을 직접 따지기보다는 학군이 좋은 지역일수록 동네 분위기가 괜찮다.
□ Corner lot (모서리 땅) - corner lot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프라이버시와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어 마이너스 요소.
□ Sidewalk (인도) - 눈이 많은 미네소타에서 집 앞에 인도가 있다면 주택 소유주에게 관리 책임이 있다. 본인 집 앞에 있는 인도의 눈을 안 치우고 방치하다가 누군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귀찮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도 인도가 있는 집은 마이너스.
□ Near Power line - 집 앞으로 전신주와 전선들이 지나간다면 미관상 보기 싫으니 마이너스 요소.
□ Near Highway or Railroad - 고속도로가 가깝다는 것은 접근성 면에서는 좋지만, 야간이나 주말에 소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철로의 경우 기차가 얼마나 자주 다니는지가 문제이지만, 역시 소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
□ Near Commercial facilities - 상권이 가까우면 편리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사람과 차량의 통행량도 많아진다. 너무 가까운 경우 마이너스.
□ Reduce resale value -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겠지만, 우리의 기준으로 집 근처에 이런 시설이 있으면 집을 되팔 때 문제가 있을 것이다 싶은 요소들이 있다면 마이너스. 대형 송전탑, 소방서, 중학교/고등학교 (특히 풋볼 팀이 있는 고등학교), 묘지 (Cemetery), 침수지역 (High flood risk), 등...
하우스 헌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까다로운 기준으로 주택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 번의 하우스 쇼잉을 하면서 느끼기 시작했다.
완벽한 집은 없다.
There is no perfect home.
나에게는 완벽하지 않은 집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완벽한 집일 수도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몇 가지 기준을 제외하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주택의 상태는 단순히 현재 생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유지비와 미래 투자 가치에도 직결된다. 초기 구매 시 철저한 점검과 평가를 통해 예상되는 유지비용을 고려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가치를 보유할 수 있는 주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