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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 FDA에서 승인 (feat. CRISPR 유전자 가위)

by 제주소다 202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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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는 유전자 조작 돼지를 이용해 만든 소시지를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워싱턴 주립 대학 (Washington Satate University, WSU) 분자 생명과학 Jon Oatley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CRISPR를 이용한 이 연구를 통해 5마리의 유전자 편집 돼지를 만들었다. 이를 이용해 유전자 편집에 의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후, 돼지고기 중 일부는 미국 농무부의 검사를 받았고, 나머지는 WSU의 육류 심사팀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판매될 독일식 소시지로 만들어졌다. 미 FDA가 이전에 동물에 대한 유전자 편집을 승인한 적이 있지만, 유전자 편집된 동물을 기반으로 만든 식품을 사람이 섭취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RISPR-유전자-편집-식품-FDA-승인
    CRISPR 유전자 편집 식품 미 FDA 승인


     

    CRISPR 유전자 가위란?

     

    CRISPR (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유전자 가위 시스템은 DNA를 편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 기술의 한 유형으로,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기작으로 처음 밝혀졌다.

     

    DNA에 존재하는 특이한 서열을 인식하면, Cas9이라는 단백질이 DNA를 절단해 버리는데, 마치 가위처럼 작동한다 해서 "분자 가위",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것이다.

     

    Cas9 단백질이 원하는 DNA영역을 절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이드 RNA (guideRNA, gRNA)인데, DNA의 특정 영역을 인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할 수 있다. 이렇게 원하는 DNA 영역에 Cas9 단백질에 의한 절단을 유도하고, 세포에 의한 복구 프로세스를 제어함으로써 DNA의 원하는 곳에 특정 유전자를 추가, 삭제 또는 수정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농업, 의학 및 생명 공학을 포함하여 엄청난 잠재적 응용 분야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CRISPR 시스템을 식물에 사용하여 해충에 더 강한 작물을 만들거나, 유전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

     

    CRISPR이 유전 질환 치료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실제로 임상에 적용이 되기까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많다. 여러 가지 문제들 중 가장 큰 문제는 CRISPR에 사용되는 gRNA이 원하는 곳이 아닌 DNA서열이 유사한 여러 다른 부위에 결합해 발생하는 비표적 효과 (off-target effects)에 의한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DA에서의 CRISPR 및 유전자 편집에 대한 승인은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일 유전자를 추가, 삭제 또는 편집할 수 있는 CRISPR과 같은 유전자 편집 기술의 사용은 원하는 특성을 가진 동물을 만드는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기존 교배를 통한 품종개량 방법에 비해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어 생산성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유전자 편집은 CRISPR 시스템으로 유전자를 제거하여 수컷 돼지를 불임 상태로 만든 후, 원하는 특성을 가진 다른 돼지의 정자형성 줄기세포 (Spermatogonial Stem Cells, SSCs)를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돼지의 특성을 바꾸기 위해 직접 유전자를 조작하는 대신, 원하는 특성을 갖는 건강한 수컷 돼지의 SSCs를 이식하고, 그다음 세대의 돼지들이 상품으로써 가공될 것이기에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은 낮출 수 있겠다.  

     

    이론적으로 이 기술을 돼지 사육에 적용하게 되면 돼지를 사육하는 농가에서는 원하는 특성을 갖는 특정 품종의 우수 돼지를 선택해 빠르게 번식시킬 수 있어 좋은 품종의 돼지와 높은 품질의 돼지고기를 더 많이 얻을 수 있게 된다.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인식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 조작 식물이나 동물은 좋은 품종의 종을 만들고 보급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소비자는 여전히 "유전자 조작"이라는 단어가 연관된 식물이나 동물을 먹는 것을 꺼리는 것은 사실이다. 

     

    2022년 아이오와 주립 대학 (Iowa State University)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지 않겠다는 의견을 표시한 사람들은 대체로 유전자 조작 식품을 만드는 회사를 매우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조작 식품 자체에 대한 불안감뿐만 아니라, 유전자 조작 식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유전자 조작 재료, 방법, 등의 정보로 더 신뢰를 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번 FDA의 승인을 받은 WSU의 CRISPR'd 소시지는 민간 기업이 개발하지 않은 최초의 FDA 승인 유전자 편집 육류로 비교적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서, 유전자 조작 식품을 불신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줄 가능성이 있다.




     


    CRISPR 기술은 DNA 조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며 많은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 식물이나 유전자 조작 동물 유래 식품, 나아가 사람의 질병 치료에까지 적용되기 위해선 윤리적 및 안전 사항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고, 규제되고 모니터링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와 승인은 "CRISPR 식품",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대중의 신뢰 구축과 새로운 식품 혁명을 위한 첫 단계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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