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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을 하면서 쉽게 접하기 힘든 한식 중에 하나가 간장게장일듯하다. 며칠전 우연한 기회에 살아있는 블루크랩을 살 기회가 있어서 미국에서 처음으로 블루크랩으로 간장게장을 만들어 먹었다. 간장게장은 한국에 있을 때부터 급랭꽃게를 사다가 직접 만들어 먹고는 했는데, 미국에서는 급랭꽃게가 비쌀 뿐만 아니라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아 많이 시도해보지는 않았다.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됐지만, 미국생활 초기에 먹고 싶어도 쉽게 먹지 못하는 한국음식들 생각에 괴로웠던 적이 있다. 특히, 자주 보는 프로그램인 맛있는 녀석들을 보다가 먹고 싶은 음식을 볼 때면 괴로워 머리를 쥐어짜곤 했다. 물론 근처 한식당에 가보면 그런 메뉴들이 있기는 하지만, 미네소타에 있는 한식당들은 지인과 함께 갈 때를 제외하곤 개인적으로 잘 찾질 않는다.
그래서 한인마트나 아시안마트에서 재료를 사다가 대부분 직접 만들어 먹고 있지만, 해산물류의 경우 바다를 접하지 않는 미네소타에서 신선한 재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 미네소타 트윈 시티즈 남부 이던 프레리 (Eden Prairie)에 새로 오픈한 아시아 몰 (Asia Mall)에 구경차 갔다가 할인행사를 하는 살아있는 블루크랩을 사다가 간장게장을 만들기로 했다.
간장게장 만들기
Making Ganjang-gejang (raw crab marinated in soy sauce) with Blue Crab
1. 간장게장 간장 만들기
개인적으로 나는 간장게장을 만들 때 짜게 만드는 걸 싫어한다.
오래 저장하면서 두고두고 먹을 것도 아니고 만들면 3~4일 안에 먹고 남으면 냉동 보관하기 때문에 짜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시중에 간장게장 레시피가 참 다양하게 나와있는데 간장과 물이 1: 1.2 정도 하는 경우도 내 기준 너무 짰다.
간장을 다 끓이고 맛을 봤을 때 "어우 짜!!!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짠 간장물로 게장을 담그면 정말 짠 간장게장이 만들어지니 시중에 나온 레시피라도 무조건 믿지 말고 마지막엔 간을 꼭 보고 물 (+ 설탕)또는 사이다를 넣어 내 입맛에 맛게 만들어야 한다.
자기가 먹었던 가장 맛있었던 간장게장의 짠 정도를 상상하며 간을 맞춰보자.
나는 간장 1.8L , 물 1.8L, 사이다 250mL(사이다를 500mL 이상 넣으려고 했으나 부족해서 250 mL만 넣었다)을 베이스로 집에 있는 파뿌리, 사과, 양파, 대파, 마늘, 고추 등을 넣고 20분 정도 뚜껑 닫고 은근한 불로 끓였다.
그래도 내 입맛엔 너무 짜서 물과 설탕을 넣어가며 내 입맛에 맞게 맞췄다.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간장이 만들어져 맛간장으로 쓰고 있다. (실제로 해보진 않았지만 유튜버 아하 부장의 간장게장 레시피를 보면 간장과 물의 비율이 적당한 것 같다. 다음엔 그걸 참고해서 만들어봐야지...)
간장은 다 끓인 후 정말 완벽히 식혀야 한다. 미네소타 겨울 날씨는 간장을 밖에 두고 식히기에 딱이다.
2. 블루크랩 손질
살아있는 블루크랩은 그대로 냉동실에 얼리자.
살아있는 채로 간장을 들이부으면 게들이 내장도 뱉어내고, 살도 탱글 하지 못하게 된다.
나는 탱글한 살을 위해서 일부러 얼리고 최대한 해동되지 않게 식초물을 이용해 솔로 빠르게 씻어 냈다.
깨끗하게 손질된 게들을 넉넉한 용기에 넣는다.
3. 간장 붓기
앞서도 말했지만 간장은 완전히 식혀야 한다.
완전히 식힌 간장을 게가 담겨있는 용기에 붓는다. 기호에 따라 2~3일 냉장 숙성 후 먹으면 되는데, 3일 이상 간장게장을 냉장 보관하면 너무 짜지고 변질될 우려가 있으니 게만 따로 포장해 냉동보관을 하면 된다.
이때 남은 간장은 한번 끓여 냉장 보관하여 냉동된 게장을 먹을 때 쓰고, 맛간장으로도 이용한다.
일부 레시피에서는 게를 간장에 넣고 다음날 한번 더 간장을 끓이고 식힌 후 다시 붓는다고 하던데 난 한 번도 그래 본 적은 없다.
4. 숙성 및 손질하기
보통 게에 간장을 붓고 2~3일 정도 숙성 후 먹지만, 그새를 참지 못하고 2마리만 꺼내 맛을 봤다.
먹기 좋게 손질을 해야 하는데 블루크랩이 한국의 꽃게에 비해서 껍질이 두꺼워서 손질하기가 쉽지 않다.
손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닭을 손질할 때 사용하는 가위가 있으면 쉽게 손질이 가능하다. 주방 가위 보러가기
게 등 껍데기는 게의 입에 가위를 찔러 넣고 벌리면 분리할 수 있다.
우리는 오픈 행사를 하는 블루크랩을 비교적 싸게 구입할 수 있었지만, 사실 블루크랩도 그렇게 싼 편은 아니다. 아래 몇 군데 블루크랩을 온라인 주문할 수 있는 사이트들을 올려뒀으니 참고하자.
이상 미국에서 블루크랩으로 만들어 먹는 간장게장에 대한 내용이었다. 미국 생활을 하며 가장 먹고 싶었던 한국 음식 중에 하나가 간장게장이었는데, 블루크랩으로도 나름 맛있는 간장게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니 미국 생활에 또 한걸음 적응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