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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9월 초이지만 미국 마트에서는 아기들 핼러윈 코스튬, 핼러윈 장식품과 같은 핼러윈 물건들을 벌써 준비하고 할인 판매하기 시작했다. 잭 오 렌턴을 만들기 위한 호박을 판매하는 곳도 찾아볼 수 있다. 핼러윈은 미국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열정적으로 집을 꾸미는 날이고, 아이들의 개성 있고 독특한 코스튬을 위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핼러윈이 다가오면서 밤이나 낮에 차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핼러윈을 위해 장식한 집들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핼러윈 기간에는 주로 호박 축제, 퍼레이드, 코스튬, 작은 파티, 등이 열리며 어른들을 위한 특별한 파티를 여는 브루어리 등도 많이 있다.
핼러윈 유래
핼러윈 (할로윈, Halloween)의 기원은 2000년 전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 북부지역에 살던 고대 켈트족의 삼하인 축제 (Celtic festival of Samhain)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고대 켈트족의 새해는 11월 1일부터 시작되고, 이 시기는 인간의 죽음과 관련된 계절이라 여겼던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고대 켈트족은 새해의 전날 밤에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흐려지고, 죽은 자의 유령이 땅으로 돌아온다고 믿었다고 한다. 또한, 8세기 교황 그레고리우스 3세 (Pope Gregory III)가 11월 1일을 성인을 기리는 날로 지정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성인의 날 (All Saints Day)"가 삼하인 축제의 전통을 일부 통합하게 됐고, All Saints Day 전날 저녁을 "All Hallows Eve"로 부르기 시작하며 "Halloween"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식민지이던 시절에도 핼러윈을 기념하는 축제가 있었지만, 미국으로 넘어오는 이민자들이 넘쳐나던 19세기 후반 아일랜드 감자 기근을 피해 새로운 생활터전을 찾아 미국으로 넘어온 아일랜드 인들에 의해서 미국 전국적으로 핼러윈 축제가 대중화되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핼러윈 축제를 미신적 또는 종교적 행사 대신 이웃 간에 함께 즐기는 축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 현재는 핼러윈이 어린이와 어른들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게임, 음식, 코스튬을 즐기는 축제가 됐다.
핼러윈 즐기기
핼러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이 "Trick-or-treating"과 "호박 등 (잭 오 렌턴, Jack-o'-lantern)"이다. 아이들이 핼러윈 코스튬을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Trick or Treat"을 외치며 핼러윈 사탕 (Halloween candies)를 얻는 전통인 "Trick-or-treating"은 아이들이 핼러윈에서 가장 기다리는 순간일 것이다. 아이들은 코스튬을 입고 커다란 사탕 바구니를 들고 아래 사진처럼 현관에 등이 켜져 있는 집의 문을 두들기고 사람이 나오면 "Trick or Treat"을 외치면 집주인은 미리 준비했던 사탕이나 초콜릿을 건네준다. 이런 아이들의 방문을 원치 않는 집은 핼러윈 장식도 하지 않고, 밤에 현관 등도 꺼둔다. 가끔 현관 등을 켜 두고 사탕 바구니를 현관문 앞에 꺼내 놓는 집도 있다.
핼러윈 호박 등 "잭 오 렌턴 Jack-o'-lantern" 만들기
잭 오 렌턴은 핼러윈에 주로 만드는 호박 공예품으로 집집마다 놓여있는 조각된 호박은 대표적이고 고전적인 핼러윈 이미지이다. 잭 오 렌턴을 만드는 것을 Pumpkin carving이라고 하며, 핼러윈이 가까워지면 곳곳에서 호박 공예에 관한 전시회나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핼러윈에 잭 오 렌턴을 장식하는 관행은 유럽의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방황하는 악령을 쫓기 위해 무서운 얼굴 표정을 조각한 큰 순무 또는 감자를 창가에 걸어두면서 시작됐다. 미국으로 이주한 아일랜드 사람들에 의해 이 전통이 전해졌고,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호박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핼러윈 시즌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미국의 크고 작은 마트에서 큰 호박을 팔기 시작한다. 또한, 교외의 농장에서도 직접 재배한 호박들을 팔기도 한다. 아래 사진은 트윈 시티즈 남서쪽에 있는 "Barten Pumpkins"에서 팔고 있는 호박들이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호박들이 대부분 크고 예쁘게 둥글다면 이곳에서는 다양한 모양의 호박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냥 마트에서 $3~$4에 살 수 있는 싼 호박이 나은 듯하다.
마음에 드는 호박을 구입했다면 잭 오 렌턴을 직접 만들어볼 차례이다. 호박 표면을 잘 닦고, 밑그림을 그려준다. 칼로 하나하나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너무 복잡한 모양은 힘들 수 있다. 특히 호박이 신선해서 단단한 경우 칼로 잘 안 썰리는 수가 있으니 다룰 때 주의가 필요하다. 밑그림을 다 그렸다면 꼭지가 있는 윗부분을 잘라내고 속을 다 파줘야 한다. 수저로 내용물을 싹싹 긁어 파내야 하며, 내용물이 남아 있을 경우 쉽게 썩는다. 속을 다 판 후에는 미리 그려두었던 밑그림을 따라서 칼로 잘라내면 된다. 아래와 같은 각 모양에 맞게 호박에 올려놓고 망치로 두들겨 박으면 모양이 완성되는 Pumpkin Carver Kit도 판매한다.
칼로 열심히 잘라낸 후 완성된 잭 오 렌턴이다. 눈을 조금 더 세심하게 표현하고 싶었지만 껍질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눈알을 표현하고자 남은 호박 조각을 끼워 넣었다. 조금 더 입체감이 살아나는가? 뚜껑을 열고 호박 안에 캔들도 넣어보고 캠핑용 렌턴도 넣어본다. 처음 만들어본 잭 오 렌턴이지만 그럴싸하다.
잭 오 렌턴 Jack-o'-lantern 오래 유지하는 팁
호박을 조각하고 밖에 1주일 동안 뒀더니 호박이 금방 말라서 날카롭던 이빨은 사라지고 틀니 빠진 입모양이 됐다. (뭐 나름 멋있다. 그 와중에 이빨 한쪽은 다람쥐가 뜯어먹었다.) 조각을 한 후에는 호박의 절단된 면에서 산화가 일어나고 수분이 빨리 날아간다. 조각한 호박을 조금이라도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호박을 표백제:물을 1:10 비율로 섞은 물에 2~3분간 담가 두고 잘 돌려가며 씻고, 완전히 건조한 후 그늘지고 건조한 바닥에 놓아야 한다. 호박의 표면에 바셀린을 바르거나 오일을 발라두는 것도 호박을 조금 더 신선하게 보관하는 방법이다. 또는 호박 표면의 보습을 위해 집에서 많이 사용하는 페퍼민트 성분이 포함된 닥터 브로너스 액상 비누 (Dr. Bronner's - Pure-Castile Liquid Soap)를 스프레이에 넣고 뿌려두는 것도 호박이 마르고 건조해지는 것을 조금이나마 예방해줄 수 있다고 한다.
아래는 미네소타 동물원에서 10월~11월 사이에 열리는 잭 오 렌턴 축제 정보이다. 자세한 일정은 아래 링크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