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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라이프/미국 생활 정보

미국 병원 진료 후기 1 (미네소타 병원 추천)

by 제주소다 2024. 1. 30.




본문 내용

     미국 온 지 오래 되었지만 병원을 다녀본 기억이 많이 없다. 고작해야 예방접종이나 1년에 한 번 하는 건강검진 정도로 다녔었는데 이번에 생리불순과 부정출혈이 와서 산부인과 진료를 받게 되었다.

     증상은 2023년 8월부터 10월 정도까지 계속되었다. 10월 정도 되니 몸에 문제라도 있는지 걱정이 되었고, 11월 즈음에 산부인과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한국에 살고 있었다면 병원에 쉽게 다닐 수 있지만, 막연한 미국병원에 대한 두려움과 언어적인 문제로 병원 방문을 미루다시피 했던 건 사실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보험은 미네소타대학(UMN)의 교직원 보험이기 때문에 미네소타 내에서는 가장 좋은 보험일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 병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오늘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미국에서 무조건 병원이 비쌀 것이라는 생각과 아무리 영어를 한다고 해도 병원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병원을 가길 꺼려하신다면 이 글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꼭 산부인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전반적인 병원 예약 및 병원진료, 비용에 대해 작성하려 한다. 


     

    미국 병원에서 진료받기

     

     



    1. 병원방문 전 반드시 내가 가진 보험 내용을 숙지하자.

    다음은 내가 가진 보험의 특징이다. (보험 플랜에 따라 상당히 다를것이기 때문에 참고만 하자)

     내가 가진 보험은 UMN에서 제공하는 보험 (Medica Elect/Essential)으로 primary care clinics (PCCs)의 개념을 가진다. 주치의를 찾아가는 게 보통이나 이 보험은 주치클리닉을 지정해 그 병원에 다니면 된다. 가능하면 규모가 큰 클리닉을 지정하는 것이 좋다.

    부인과의 경우는 In Network (내가 가진 보험을 받아주는 병원)이면 어디서나 진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산부인과가 포함된 PCC를 지정했기 때문에 편하게 이 클리닉만 다닌다. 

    일단 나의 보험은 디덕터블 (Deductible ; 1년에 내가 내야 하는 병원비)이 In Network(내 보험플랜을 받아주는 의료시설)의 의 경우 $100, Out of Network (보험사와 계약되지 않은 의료시설)의 경우 $600이다.

    그리고 Co-pay (병원에서 전문의를 만날 때마다 내야 하는 금액, 이 금액은 디덕터블에 포함되지 않음, NP 간호사나 MD를 만나는 경우 모두 co-pay 상이함)는 $25이다. 그 외에 Out-Of-Pocket (OOP)는 1년에 내 주머니에서 의료비로 나가는 최대의 돈이라 생각하면 된다. 물론 적을수록 좋은 보험이다. 

    이렇게 내가 가진 보험에서 이정도만 파악하면 대충 내가 병원에 가면 얼마를 내는지 예상할 수 있다. (건강검진, 예방접종은 100% 보험커버 된다.)

    * PCC나 주치의가 있는 보험은 다른 In Network 의료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본인의 주치의나 PCC의 의사에게 추천서를 받아야 함. PPO(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와 같이 주치의 지정이 필요 없는 경우는 In Network 병원은 추천서없이 다닐 수 있음.

     

     미국 보험 용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미국 의료보험 용어 이해하기 Health Insurance Terms

    미국 의료 보험 이해하기: 주요 용어 및 플랜 해석! 공제금, 최대 부담금 한도, 가족 플랜의 이해를 도와드리는 실용적인 안내서. 보험 선택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합니다.

    mikkanginminnesota.blogspot.com

     



    2. 병원을 예약하자.

    내가 PCC로 지정한 클리닉은 미네소타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꽤 큰 병원 체인인 Healthpartners의 Healthpartners Clinic Arden Hills이다 (이 글은 Healthpartners clinic 위주로 작성할 것이다).

    미네소타대학의 병원도 있고 여러 다른 의료 서비스 업체들이 있었지만, Healthpartners 를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가 회원가입 후 병원 예약 및 통역신청, 검사결과확인, 예약취소, 인터넷체크인 그리고 E-visit 을 통해 질문할 수 있는 등 인터넷/어플을 통해서 쉽게 여러 서비스에 접근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는 Healthpartners Clinic Arden Hills을 기준으로 미국 병원 예약 과정을 살펴보자.

    일단 예약할 때 원하는 과를 선택 후 아래와 같이 창이 뜨면 현재의 증세에 대해 작성한다.

    진료과 명칭
    Cardiology / 심장학과

    Dermatology / 피부과
    Endocrinology / 내분비학과
    Gastroenterology / 소화기내과
    Hematology / 혈액학과
    Nephrology / 신장내과
    Neurology / 신경과
    Obstetrics and Gynecology / 산부인과
    Oncology / 종양학과
    Ophthalmology / 안과
    Orthopedics / 정형외과
    Otorhinolaryngology (also known as ENT: Ear, Nose, and Throat) / 이비인후과
    Pediatrics / 소아과
    Psychiatry / 정신과
    Pulmonology / 호흡기내과
    Radiology / 방사선과
    Rheumatology / 류마티스학과
    Surgery / 외과
    Urology / 비뇨기과

     

    미국 병원 예약 - 현재 증상 작성
    미국 병원 예약 - 현재 증상 작성

    그다음으로 진행하면 Time / Location / Doctor or Clinician 세 가지 탭에서 의사 또는 간호사를 예약할 수 있다.

    Time : 지금 당장 아파서 병원에 가야 겠다면 Urget care를 가야겠지만 그 정도의 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당장 의료진을 만나야겠다면 Time 탭을 클릭 후  "City, state or ZIP"에서 나의 클리닉을 선택하면 (나의 경우는  Arden Hills)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의료진과 예약할 수 있다. 

    Location : 내가 원하는 클리닉의 의료진을 볼 수 있다.

    Doctor or Clinician : 특정 의료진을 찾을 수 있다. (내 보험의 경우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예를 들어 A라는 의사를 나의 PCC인   healthpartners clinic arden hills에서 만나면 보험처리가 문제없이 되겠지만, 똑같은 의사를 다른 클리닉에서 만나면 보험처리가 in network로 적용되지 않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

    *중요!! 각자의 보험의 상황이 다르니 자신의 보험을 숙지하여 의료진을 예약하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확인 후 다음 창으로 넘어가면 "Patient contact info" 란에 연락처 등의 정보를 적는 창으로 넘어가는게 아래에 보면 "Language / help I need an interpreter for my appointment.(optional)" 이란 체크표시가 있다.

    영어가 유창해도 병원에서 자신의 증상을 말하고 의료진들이 사용하는 전문용어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체크하고 Korean을 선택하자. (무료다. 그리고 꽤 시스템이 좋기 때문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면 추천한다.)

     

    미국 병원 예약 - 통역 요청
    미국 병원 예약 - 통역 요청

     



    3. 여유를 가지자.

     내가 생각했을때, 다른 주는 모르겠지만 미네소타는 산부인과 의사가 적은 편인 것 같다. 모든 클리닉에 산부인과가 있지도 않고 예약해도 한 달은 기다려야 했다. 급한 경우는 Urgent care 나 가장 빨리 예약 가능한 가정의학과 의사, 간호사에게 예약하는 게 좋을 수 있다.

     나의 경우는 11월 중순에 예약했는데 12월 중순이 가장 빠른 진료 날짜였다. 특정 산부인과 의사를 선호하지 않고 그냥 내가 빠르게 진료받을 수 있는 날이 한 달 후였다. 사실 그 사이에 생리불순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그랬는데 이왕 예약했으니 그냥 진료라도 보자는 마음으로 취소하지 않았다. 

     



    4. 진료당일

     병원에 가면 바로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해야 한다. 보통 몇 시에 예약했는지, last name, 생년월일 (date of birth)를 물어보고 처음 방문 시 주소 등을 확인하기도 하고, 미국에서 태어났는지 아니라면 어디인지 이런 걸 물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코비드 또는 감기 증상이 있는지 최근 해외 방문 경험이 있는지도 물어본다. 통역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체크인은 영어로 해야 했다. 그리고 Co-pay $25를 결제했다. 

     체크인 시 카운터 직원이 A B C D로 구분되는 진료 대기실 중 한 곳을 말해주면서 그 앞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작은 클리닉의 경우 따로 구분되는 곳이 없이 그냥 로비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고 일단 몸무게와 키를 재고 진료실로 들어간다. 

    미국 병원 진료실
    미국 병원 진료실

    미국 병원은 환자는 배정된 진료실에만 있으면 되고, 간호사와 의사가 왔다 갔다 한다. 그래서 채혈이나 초음파와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사진과 같은 진료실에서 모든 진료를 한다.

    일단 들어가면 가운데 보이는 스탠드모니터와 같이 통역이 준비되어 있다. 그럼 마음 편하게 한국어로 진료를 보면 된다. 간호사가 혈압을 재고, 다른 증상들을 물어보고, 처방전을 받게 된다면 처방전을 보낼 약국에 대해 물어본다. (처방받을 약국은 미리 인터넷에서 체크인할 때 지정할 수 있다.) 다 준비가 되면 간호사는 나가고 의사가 들어와 진료를 보게 된다. 

    물론 보험이 커버 되겠지만 미국의 병원비는 비싸다. 그래서 너무 친절하고 오래 봐준다.

    나의 경우 처음 산부인과 전문의를 만났을 때, 의사랑 상담한 시간이 40분가량이었다. 이것저것 증상에 대해 말하고 의사는 혈액검사 및 초음파를 처방했다. 초음파의 경우 생리 직후가 깨끗하게 보인다고 하여 3개월 기한이 있는 긴 처방을 주었고 나중에 생리를 하면 내가 전화해서 예약을 잡으라고 했다.

    의사를 만나고 나온 후 혈액채취실에 가서 혈액을 채취하고 나왔다. 원격 통역의 경우는 여기서 끝난다. 직접 통역사가 오시면 끝날 때까지 옆에서 도와주신다. 그런데 채혈실에서는 Last name과 date of birth 밖에 물어보지 않는다. 이것 말고 나도 말할 게 없으니 통역도 굳이 필요 없을 것 같다.

     

     



    ** 의료 통역

     지금까지 4번 병원을 방문하면서 영어통역을 신청했을 때 통역사가 직접 오기도 했고, 나머지 세 번은 모두 원격통역을 했다. 원격통역도 굉장히 잘 되어 있고 통역사분들도 통역을 충실히 해주었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 없이 마음 놓고 진료받을 수 있었다. 

    미국 병원 의료통역
    미국 병원 의료통역

     



    ** 첫째날 병원비

     첫날은 위에 설명한 대로 의사를 약 40분 만나고 채혈을 하고 돌아갔다. 그에 대한 청구서는 아래와 같다. 

    미국 병원 진료 청구금액
    미국 병원 진료 청구금액

     위의 청구서는 40분간 의사를 만난 것에 대한 진료 청구서다 (보험회사 사이트에서 확인한 청구서). Charges는 병원에서 보험회사에 청구한 비용이다. 그럼 보험회사는 그대로 돈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병원비를 지불하며, 이 사이에서 병원의 더 받으려는, 보험의 더 안 주려는 그런 줄다리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결정된 금액이 Allowed Amount $349.58이고, 여기서 내가 낸 Co-pay $25를 제외한 차액 $324.58을 보험회사가 병원에 지급한다. 환자가 내야 하는 금액, 혹은 이미 낸 금액은 Amount You Owe이다. 

     

    미국 병원 진료 청구금액

    위의 청구서는 혈액검사에 대한 것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내 보험의 디덕터블은 1년에 $100 (In-Network 기준)이다. 어찌 되었든 100달러까지는 내가 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보면 디덕터블 $100 까지는 Amount You Owe로 표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0를 다 채우면 나머지는 보험에서 낸다. 만약 연초에 디덕터블을 다 채우면 1년 내내 co-pay 만 내고 병원에 다니면 된다.

    전체적으로 이날 하루 진료본 것에 대한 청구서를 종합하면 병원에서 청구한 금액 총액은 $1,121.5이다. 이게 방송에서 인터넷에서 미국 병원비 비싸다고 하는 그 병원 청구서 일 것이다.

    여기서 보험이 병원과 네고해서 확정된 금액은 $584.2이다. 반이나 줄었다. 이 중에서 나는 co-pay로 $25, 디덕터블이 1년 내내 채워지질 않았기 때문에 디덕터블 전체금액 $100을 지불했다. 보험에서 $459.2 내가 $125를 지불한 것이다. 

    ** 한번 병원 방문에 $125 는 비쌀 수도 있다. 하지만 1년 동안 디덕터블은 한 번만 채우면 끝이다. 불행히도 나는 1년 내내 병원 한번 안 가다가 12월 마지막 달에 병원을 갔기 때문에 채워지지 않은 디덕터블 $100을 내야 했다. 그리고..

    그다음 초음파는 1월이 넘어서 예약했기 때문에 또 새로운 년도의 디덕터블 $100을 채워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연초에 디덕터블을 다 채우면 그 해 병원비는 co-pay만 내면 돼서 부담이 없기 때문에 디덕터블은 연초에 채우는 것도 좋은 전략? 일 것이다.. 

     

     



    5. 검사결과 확인

     Healthpartners의 경우는 검사결과가 나오자마자 안내 메일이 온다. 그러면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모든 검사결과가 한꺼번에 나오는 게 아니라 나오는 데로 하나씩 확인할 수 있다.

    혈액검사에 대해서는 정상범위 비정상범위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어 있고 나의 검사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정상인지 아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다낭성난소 혈액검사

     의사가 오더한 모든 검사결과가 나오면 최종적으로 의사가 확인을 하고 코멘트를 같이 남겨준다. 그럼 의사가 코멘트를 남겨줬다고 다시 안내메일이 온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생리불순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한 첫날의 후기였다. 아직 청구서가 모두 도착하지 않았고, 진료가 현재진행 중이라 여기까지 쓰려고 한다. 나는 미국 산부인과를 방문하기 전에 여러 번 검색해 봤지만 대부분 임신 출산 관련 후기밖에 없었고, 일반 진료에 대한 내용이 부족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방문기, 청구서 및 보험처리 결과를 최대한 자세하게 쓰려고 하고 있다. 부인과 질병으로 미국에서 병원에 방문할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라며 다시 강조드리지만 이 글은 내가 가지고 있는 보험과 내가 다니는 병원 위주로 쓴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의 보험을 숙지하고 병원을 다니셔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UMN으로 포닥을 오실 분들도 다양한 보험 플랜 중 Medica Elect/Essential을 가입할 예정이시라면 이 글을 참고하시면 좋겠다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 보험 플랜은 포닥과 다르니 참고하자). 

    힘든 미국 생활에서 병원방문에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어지는 다음 진행상황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미국 병원 진료 후기 2 (미네소타 산부인과 후기)

    지난 후기 1에 이어 미국 병원 진료후기를 작성하려고 한다. 지난 글에서는 미국 병원 예약 및 산부인과 의사를 만나 혈액검사를 한 후기, 의료통역 및 보험의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하는 것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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