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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17~21도 (섭씨 -8 ~ -6도) 사이를 유지하던 비교적 온화했던 미네소타 겨울 날씨에 새해맞이 겨울 캠핑을 다녀왔다. 지난번 크리스마스 겨울 캠핑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우리가 겨울캠핑을 위해 자주 찾는 윌리엄 오브라이언 주립공원 (William O'Brien State Park)의 사바나 캠프그라운드 사이트를 예약했다. 윌리엄 오브라이언 주립공원은 UMN에서 대략 4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이기에 큰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캠핑을 하는 중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크로스컨트리 스키(cross-country skiing)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윌리엄 오브라이언 주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들러 체크인을 하고 곧장 예약한 사이트로 향했다. 예전에는 겨울 캠핑을 하는 팀이 거의 없어서 1~2팀 있을까 말까였는데, 도착한 날에만 벌써 3팀이 있었고 다음날에는 6팀까지 늘어 있었다. 모두 RV를 끌고 와서 캠핑을 하는 팀들이었고 텐트는 우리밖에 없었다. 이번 캠핑을 오기 전에는 미리 날씨를 잘 살펴서 바람이 거의 없을 거라는 예보를 확인하고 클램 파빌리온만 챙기고 왔다. 지난 크리스마스 테트구치 주립공원에서 고생한 이후로 나는 클램 파빌리온을 '허약한 놈'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이트의 눈은 잘 밀려 있었지만, 바닥에 얼음과 눈이 뭉쳐있어서 망치로 대충 깨고 서둘러 텐트를 설치했다. 텐트 설치에 있어서 가장 까다로운 단계인 클램 파빌리온과 바닥 타프를 연결하는 작업을 끝내고 나니 세팅이 금방금방 됐다.
텐트 세팅을 끝내고 나니 이내 어두워졌고, 바로 저녁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캠핑의 첫 저녁은 지난 크리스마스 테트구치 주립공원 캠핑 때 먹으려고 울타리몰에서 주문했지만 못 먹고 그대로 집에 모셔왔던 닭똥집 볶음과 어묵 & 막걸리였다. 미네소타에서 귀한 막걸리는 캠핑 오는 길에 Marshall Liquors에서 사들고 왔다. 역시 여름캠핑이든 겨울캠핑이든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항상 즐겁다.
둘째 날 오후 유튜브로 한국 시간에 맞춰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 (아나운서가 하도 떠들어서 정작 종소리는 듣지 못했지만...)를 들으며 연말 분위기를 냈지만, 저녁에는 졸려서 일찍 자는 바람에 정작 현지시각의 새해 카운트다운은 놓쳤다. 그래도 제야의 종소리는 들었으니 새해맞이 겨울 캠핑은 성공이다.
간이 투명 우레탄창 세팅
그동안 클램 파빌리온을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점 중에 하나가 실내에서도 창을 열고 닫을 수 있었으면 하는 점이었다. 클램 파빌리온은 screen wall 바깥쪽에 wind/sun panels가 달려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wind panel을 접거나 닫을 때는 밖에서 할 수밖에 없다. 여름에 사용할 때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겨울에 사용할 때는 wind panel을 항상 닫아둬야 하니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투명 우레탄창을 세팅하면 어떨까 고민을 하다가 아마존 (Amazon)에서 적당한 크기의 우레탄 타프를 구입해서 세팅해 봤다.
Clear Tarpaulin Waterproof Heavy Duty 2*2m Large Tarpaulin Sheet w/Eyelets Anti Freezing/UV
타프의 크기는 가로 세로 각 2m (78.7inch) 였는데, 타프를 주문할 당시 클램 파빌리온의 크기를 확인하지 않고 대충 주문했는데 막상 펼쳐서 세팅을 해보니 클램 파빌리온의 한쪽면크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타프 고정은 처음에는 자석으로 시도를 했지만, 간간히 바람이 불면 타프가 펄럭거려서 나머지 부분은 Binder Clips으로 함께 고정했다. 확실히 자석만으로 고정하는 것보다 텐트의 제봉부분과 타프를 클립으로 고정시켜주는 편이 좋다.
Strong Neodymium Bar Magnets & Binder Clips
우레탄 창을 세팅해두니 텐트 밖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대만족이었고, 눈이라도 왔으면 했지만 아쉽게 눈은 오질 않았다. 타프가 텐트에 완전히 결합된 형태가 아니다 보니 틈새로 찬바람이 조금씩 들어오긴 했지만, 어차피 낮 동안에만 사용하고 날이 어두워지면 wind panel을 닫기 때문에 나름 만족하며 사용했다.
이상 새롭게 시도해본 우레탄창 간이세팅과 함께한 윌리엄 오브라이언 주립공원에서의 2023 새해맞이 겨울 캠핑이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모두 캠핑을 다녀오니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 게 느껴진다. 당분간 체력 보충을 하고 다시 한번 새로운 곳으로의 겨울 캠핑을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