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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어느 날 새벽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단체 메일이 왔다. Freezing rain으로 길이 매우 미끄러우니 조심해서 다니라는 것이다. 잠시 후 UMN에서도 메일과 문자가 와서는 Freezing rain으로 학교 순환버스 시스템인 Gopher transit 운행은 잠시 중단하고 도로 사정이 나아지면 재개한다는 알림을 보내왔다.
예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어서 그러려니 생각하고는 출근을 위해 차로 가보니 역시나 길은 엄청나게 미끄럽고, 차는 온통 투명한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앞유리와 운전석, 조수석 얼음을 제거하는데만 한참이 걸렸다.
Freezing rain이 뭘까?
Freezing rain
Freezing rain은 우리말로는 어는 비, 착빙성 비라고 불리며, 주변 온도는 영하이지만 물방울 상태로 떨어진 비가 지면 가까이에서 닿자마자 얼어붙은 비를 의미한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가니 그림으로 간단하게 알아보자.
그림에서 보다시피 겨울에는 지표면부터 상공까지 차가운 공기가 뒤덮고 있고, 여기에 구름이 발생해 눈이 내리곤 한다.
주변에 있던 따뜻한 공기가 눈이 내리고 있는 지역으로 옮겨오면 따뜻한 공기로 인해서 눈은 비로 변한다. 따뜻한 공기는 차가운 공기를 타고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위 그림에서 보듯이 대각선으로 경사를 따라서 경계가 발생한다.
따뜻한 공기에 의해서 비로 변한 후 다시 차가운 공기와 만나게 되면서 과냉각 상태 (상을 변화시키는 온도 이하로 냉각해도 원래의 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의 비가 내리게 된다.
이런 상태의 비가 바로 지표면 근처에 도달해서 차나 도로에 닿자마자 얼어붙는 현상을 "어는 비 (Freezing Rain)"라고 한다. 원리는 같지만 차가운 공기와 더 오래 접촉하다 보면 지표면에 닿기 전에 이미 얼어붙은 상태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를 "진눈깨비 (Sleet)"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어는 비가 내린 날이면 차를 둘러싼 얼음을 제거하는 것도 고생스럽지만, 무엇보다도 도로가 엄청 미끄럽기 때문에 운전하는데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예전에 같은 동네에 살았던 일본인 친구도 이런 날에 차가 미끄러져 도로 중앙도로분리대에 서있는 교통 표지판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적이 있다. 특히, 교량, 육교, 고가도로는 사방이 차가운 공기로 둘러싸여 있어 더 빨리 결빙되기 때문에 이런 곳을 지나갈 때는 더 조심해야 한다.
차에 달라붙은 어는 비 제거하기
차에 달라붙은 얼음도 빙판처럼 넓게 이어져 있어서 제거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눈이 쌓이고 그 아래 얼어붙은 부분을 제거할 때 쓰는 Snow brush와 Ice Scraper로 쓸고 긁어서 제거하지만, freezing rain으로 생긴 얼음을 차체부터 유리, 와이퍼까지 모두 둘러싸듯이 얼어있기 때문에 제거하기가 조금 힘들다.
나는 일단 차에 시동을 걸고 앞뒤 "Defog"를 모두 켜둔다. 그리고는 와이퍼가 얼음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와이퍼가 작동하지 않도록 조심히 윈드실드 워셔액만 몇 차례 뿌려준다.
내가 사용하는 워셔액은 눈이 많이 내리는 미네소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워셔액으로 light snow와 ice제거에 도움이 되는 Rain-x Windshield Washer Fluid - De-Icer이다.
이 워셔액만 조금 뿌려두면 스크레퍼로 얼음을 밀어낼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시작하고 쉽게 밀수 있다. 나는 빈 스프레이를 사다가 워셔액만 담아두고 차에 두고 다니는데, 겨울에 눈/얼음 치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상 눈 많은 겨울 미네소타에서 일 년에 한두 번씩 겪게 되는 freezing rain이 어떻게 발생하고, 차에 얼어붙어 있는 얼음들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겨울에는 도로 상태가 좋아 보여도 그렇지 않은 곳이 많으니 항상 안전 운전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