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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겨울 캠핑을 계획했다. 미네소타 주립공원&레크리에이션 에이리어 예약사이트를 통해 예약 가능한 주립공원을 찾아봤다. 이전 겨울 캠핑은 모두 윌리엄 오브라이언 주립공원 (William O'Brien State Park)을 이용했었지만, 이번은 다른 주립공원을 찾아봤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들 중에서 가능한 주립공원들을 찾아보니 대략 6곳 정도... 그중에서 와일드 리버 주립공원을 선택했다. 이곳은 트윈 시티즈에서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했고, 미네소타에서 캠핑을 시작하고 가장 처음 방문했던 주립공원이었다.
사이트를 예약하면서 공원 알림 정보 (Check seasonal updates)를 확인했는데 트레일 센터 (trail center)와 비지터 센터 (visitor center)의 수세식 화장실이 연중무휴로 오픈한다고 나와 있었다. 이곳은 캠프그라운드에서 차로 약 7~8분 거리에 있어서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Vault toilets을 사용하기에 꺼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괜찮은 선택일것 같다. 그리고 저 두 곳의 화장실에서는 온수를 사용할 수 있었다. 샤워시설을 없지만 간단한 세안을 위해서 괜찮을 것 같았다. (시설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물에서 쇠맛이 조금 나는 게 문제였다.) 그렇게 와일드리버 주립공원 메인 캠프그라운드 (Main Campground)에서 오픈된 사이트 중에서 화장실이 가장 가까운 사이트로 예약을 했다.
캠핑 출발하는 날 날씨예보에 강풍 주의보가 내려져 있어서 클램 퀵셋 파빌리온만 가져가는 게 조금 걱정이 됐지만, 일단 출발했다. 오후 12시가 넘어서부터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했는데 주립공원으로 향하는 I-35N고속도로에서도 옆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차가 흔들거렸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선 Lent Trail을 따라서 가는데 주변에 Garbage Bin들이 바람에 쓰러져서 도로까지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고 주변의 확 트인 곳을 지날 때는 아래 사진처럼 눈이 날려서 앞이 잘 안보이기도 했다.
강풍을 뚫고 캠프그라운드에 도착하니 주변에 RV 한대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 본격적으로 텐트 설치와 정리를 하고 있는데, outdoor extension cord를 챙기지 않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행히 캠핑용으로 챙겨 다니는 indoor extension multicord가 넉넉한 길이여서 텐트를 electric hook-up point에 바짝 붙여 설치했더니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도착한 당일 "WIND CHILL ADVISORY"이라 밤에 기온이 꽤 떨어져서 체감온도 (화씨)영하 15도까지 떨어졌다. 쉘터 아래쪽은 아래 그림처럼 얼어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겨울 캠핑을 위해서 등유난로 (케로센히터; kerosene heater)을 사용하기 때문에 쉘터 지붕 쪽에서는 결로 현상 때문에 물방울이 많이 맺혀있었다. 등유난로만을 사용할 때는 등유난로 가까운 곳과 바로 위쪽만 따뜻했는데, 이번에는 휴대용 팬을 적당한 위치에 설치하고 함께 작동시키니 쉘터 전체적으로 훈훈했다.
밤에는 등유난로를 꺼두고 Coleman Ridgeline III Cot위에 전기장판을 켜 두고 Coleman 0°F Mummy Sleeping Bag에서 자는데 새벽에 얼굴이 너무 시려서 중간중간 깼을 정도였다. 결국 새벽 4시쯤에 다시 등유난로를 켜서 다시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을 간단히 챙겨 먹고 빈둥빈둥거리다가 짧게 근처 산책을 다녀왔다. 캠프그라운드를 걷고 있는데, 파크레인저 아저씨가 차를 타고 가다 옆에 멈춰 서서는 요즘 공원 안에서 늑대들의 활동 흔적이 보이니 주위를 잘 살피고 조심하라고 알려준다. (귀여운 사슴들만 생각했는데, 늑대까지 있을 수 있다니...)
겨울이라 나뭇잎들이 다 떨어져서 휑해보지만 역시 이곳 캠프 사이트는 넓고 프라이빗 해 보였다. 캠프그라운드와 세인트 크루아 강 (St. Croix River) 강가 사이로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접근하기도 쉽지만, 겨울이라 시도해 보지는 않았다.
이번 캠핑을 오면서 이번 겨울 시즌 마지막 캠핑이라고 생각하고 왔다. 작년에 3월 초쯤 캠핑을 갔었는데, 캠프 사이트의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바닥이 질퍽질퍽해졌다. 아마 다음 캠핑은 눈이 다 녹고 꽤 따뜻해질 5월쯤이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웨버그릴을 사용해서 "Grilled Pork Ribs"를 또 즐겨봐야겠다. 자꾸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