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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크루즈에서 꼭 한 번은 들르게 되는 곳이 바로 알래스카 주의 주도 주노 (Juneau)이다. 우리의 이번 밴쿠버-알래스카-일본 18일 크루즈 중 기항지로 주노가 포함됐다. 미국의 여러 다른 주들과 비슷하게 알래스카 주도이지만, 알래스카에서 가장 큰 도시도,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는 아니다. 하지만, 주노의 아름다움 자연경관은 많은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알래스카 주도 주노를 같이 둘러보자.
알래스카 주도 주노 (Juneau)
알래스카의 주도인 주노 (Juneau)는 1881년 금광 탐험가였던 Joe Juneau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2020년 기준 인구수 32,255명으로 앵커리지 (Anchorage; 291,247명), 페어뱅크스 (Fairbanks; 32,515명)에 이어 알래스카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다.
재미있는 점은 인구밀도가 11.9/sq mi (4.6/km2)로 굉장히 낮다는 것인데, 도시 총면적 3,255 sq mi 중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도시지역은 14 sq mi뿐이다. 미국 주들의 주도 중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애리조나 피닉스 (면적 518.33 sq mi; 인구 1,703,080명; 인구밀도 3,208 sq mi)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주노는 주변 지역이나 인접 미국과 연결되는 도로와 철로가 없어 배나 항공기로만 접근할 수 있는 고립된 도시이다. 또한, 캐나다와 접하고 있어 외국과 접하고 있는 미국 내 유일한 주도이기도 하다.
주노 크루즈 터미널
다양한 모양의 구름들이 떠도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주노의 모습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앞으로는 잔잔한 바다가 뒤로는 높은 산이 우뚝 솟아 있는 멋진 풍경이다.
주노 항에는 총 5척의 크루즈 선박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다. 우리 노르웨지안 스피릿호는 다운타운에서 가장 먼 AJ Dock에 정박을 했고 하선 후 셔틀버스를 이용해 주노 크루즈 터미널 인근까지 이동했다.
주노 크루즈 터미널 주변에는 골드벨트 트램 (Goldbelt Tram) 탑승장과 기념품점, 식당 등이 있다.
골드벨트 트램은 주노의 즐길거리 중 하나이다. 주노 크루즈 터미널에서 바로 뒤편의 마운트 로버츠 정상까지 왕복 운행되는 트램이다. 마운트 로버츠 정상의 전망대에서 주노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멘덴홀 빙하를 보러 가기 위해 과감히 트램을 패스했다.
멘덴홀 빙하 가는 방법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또한, 주노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현지 투어 상품들의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부스들이 운영된다.
주노 다운타운 인근은 도보로 둘러볼 수 있는 거리이다.
크루즈 터미널에서 The Whale Project까지 도보로 넉넉히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니, 1~2시간이면 다운타운 주변은 모두 둘러볼 수 있다.
크루즈 터미널에서 이어지는 주노 항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알래스카 대표 맥주브랜드인 알래스칸 부르잉 (Alaskan Brewing)을 즐길 수 있는 public house를 볼 수 있다.
주노 항을 따라 이어지는 길의 곳곳에는 토템들이나 조형물들을 볼 수 있어 야외 미술관을 걷는 기분이 든다.
주노 공공 도서관 & 마린 파크
크루즈 여행을 하다 보면 데이터 사용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기항지마다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장소를 찾아다니기 마련이다.
아래 사진에서 멀리 벽화가 그려진 건물이 주노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주노 공공 도서관 (Juneau Public Library) 건물이다.
주노 크루즈 터미널과 주노 공공 도서관 입구에 관광 안내소가 있어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주노 공공 도서관 입구에 있는 관광 안내소에서 관광 정보, 버스 시간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노 공공 도서관 바로 앞으로 마린 파크 (Marine Park)가 있는데, 이날은 야외에서 필리핀 음식을 파는 가게들을 운영하고 있어서 크루즈에서 일하는 필리핀 크루들이 고향의 맛을 기대하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레드 독 살롱 & 사우스 플랭클린 스트릿
주노에서 가보길 추천하는 곳 중에 하나가 "레드 독 살롱 (Red Dog Saloon)"이다. 주노 공공 도서관 바로 건너편에 교차로에 빨간 건물이 눈에 확 띈다.
이 레드 독 살롱은 19세기 골드 러시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바 (Bar)이다. 오래된 서부 영화에서 나올만한 인테리어와 장식품들과 함께 라이브 음악을 즐기며 간단히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다.
점심시간인데도 사람이 꽉꽉 들어차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레드 독 살롱이 자리하고 있는 사우스 플랭클린 스트릿은 주노 크루즈 터미널에서부터 이어지는 도로인데 이 도로를 따라 많은 기념품 가게, 보석 가게, 등이 자리하고 있는 주요 쇼핑 스폿이다.
주노 공공 도서관 앞의 도로는 마린 웨이 (Marine Way) - 이건 드라이브 (Egan Dr)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이 도로를 따라 쭉 가다 보면 우측으로 스테이트 오피스 빌딩 (State Office Building), 주노 연방 빌딩 (Juneau Federal Building)을 순서대로 볼 수 있다.
주노 연방 빌딩은 주노에서 가장 큰 빌딩이고, 스테이트 오피스 빌딩 뒤편으로 알래스카 주 의사장 (Alaska State Capitol)이 있다.
이건 드라이브를 따라가다 보면 주노 본토와 더글라스 섬 (Douglas Island)를 연결하는 더글라스 브리지가 있는데, 바로 옆에 큰 고래가 뛰어오르는 모습의 동상이 있는 "The Whale Project"를 볼 수 있다.
트레이시 킹 크랩 쉑
알래스카 여행을 검색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먹거리 중 하나가 킹 크랩이다. 특히, 주노에서는 트레이시 킹 크랩 쉑 (Tracy's King Crab Shack)이 유명하다.
주노 크루즈 터미널 바로 옆에 코너의 빨간 건물에 크게 가게 이름이 쓰여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가 갔던 날처럼 하루에 크루즈 선박이 4척이 동시 정박하는 날에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긴 웨이팅 줄이 생긴다.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리려 했으나 애매한 승선시간 때문에 포기했다.
알래스카 주노의 오버투어리즘
주노는 스캐그웨이 (Skagway), 케치칸 (Ketchikan)과 함께 알래스카 크루즈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기항지이다. 알래스카주의 주도라는 상징적인 면도 있지만, 주노에는 볼거리들이 꽤 다양하다.
우리가 주노에 도착한 날에 총 4대의 크루즈 선박이 함께 정박했다. 우리가 타고 온 노르웨지안 스피릿 (Norwegian Spirit)은 75,904톤, 880피트, 승객 1,972명, 승무원 904명의 규모이다.
우리와 밴쿠버에서 함께 출발했던 그랜드 프린세스 (Grand Princess)는 107,517톤, 949피트, 승객 2,600명, 승무원 1,150명 규모로 이번에 함께 정박한 크루즈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미국 3대 크루즈 라인 중 하나인 카니발 크루즈 라인의 크루즈 선박은 두 척이 정박했다. 카니발 루미노사 (Carnival Luminosa; 92,720톤, 964피트, 승객 2,260명, 승무원 926명)와 카니발 스피릿 (Carnival Spirit; 88,500톤, 963피트, 승객 2,124명, 승무원 930명)이다.
이 4척의 크루즈 선박에 탑승한 승객만 대략 9,000명 가까이 된다.
이렇게 인기 있는 기항지이지만, 최근 세계적 인기 관광지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오버투어리즘이 알래스카 주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너무 많은 크루즈 관광객들이 몰려들다 보니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느꼈고, 2023년부터 하루 5척의 크루즈 선박만 입항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뒀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2026년부터는 크루즈 승객 수가 평일 12,000명, 주말 16,000명으로 제한이 생기게 되어 경우에 따라 알래스카 크루즈 플랜을 제공하는 크루즈 선사에서 노선을 변경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알래스카 주노에서의 짧아서 아쉬웠지만 즐거웠던 여행을 마치고 노르웨지안 스피릿에 승선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주노의 많은 부분을 놓친 것 같아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출항 시간이 되고 주노가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음에 또 다른 크루즈 여행으로 다시 오겠노라 다짐한다.